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회고

1일 1잔디 19개월 회고

wbluke 2021. 10. 20. 23:12

농부 졸업


작년에 1일 1잔디 8개월 회고라는 제목으로 1일 1커밋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.
일일커밋을 잔디 심는 농부에 빗대어 장점을 정리하고 글을 읽는 다른 분들에게도 일일커밋이 성향에 맞다면 시도해볼 것을 추천하는 내용이었다.

이제는 졸업할 시기가 온 것 같다.

코로나 2차 백신을 맞고 3일 째 누워있다가, 오늘도 오늘 치 잔디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에 (코딩할 힘은 없고) 미뤄둔 책을 꺼내서 몇 장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었다.

돌아보니 2020년 3월 중순부터 이 글을 작성하는 2021년 10월 중순까지 19개월 정도 일일커밋을 진행했다. (오래도 했다)

 

졸업을 고민한 이유


지난 회고에서 정리했던 일일커밋의 장점을 다시 언급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.

  • 슬럼프를 최소화하면서 꾸준히 공부할 수 있다.
  • 지난 날의 행적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.
  • 비교의 대상을 남이 아닌 나 자신으로 한정할 수 있다.
  • 지금 내가 잘하는 것, 해왔던 것, 이룬 것, 당장 필요한 것, 나중에 필요한 것들을 수시로 객관화할 수 있다.

 

그리고 졸업을 고민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.

  • 이제는 일일커밋 제도가 없어도 내 공부를 꾸준히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근력(습관)이 생겼다고 판단했다.
  • 가끔씩 일일커밋 제도가 없었다면 학습의 밀도가 더 높았을 것 같다는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다.
    • 코드를 짜다가 커밋 1개를 만들어서 남기는 순간 그 날 하루 치 양을 채웠다는 인간적인 생각에 집중이 풀리곤 했다. 충분히 더 진행할 수 있는 상태였음에도.
  • 시간 내어 기술서적을 읽을 때도 내용 정리 커밋을 남기기 위한 시각으로 책을 읽어야만 했다.
    • 내용에 푹 빠져서 집중해서 읽었으면 했는데, 어떻게 글로 정리할까를 고민하면서 읽었다.
    • 진심으로 표시하고 기억에 남기고 싶었던 내용에 밑줄을 치는 것이 아니라, 2차 창작물을 위한 밑줄을 쳤다.
  • 현재 시기적으로 하는 일이 여러가지로 너무 많은 시기여서, 일일커밋을 진행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겨우겨우 잔디를 채우고 있었다.
    • 내가 어느정도 조정하여 쉴 수 있는 영역에서는 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  • 가용 시간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분할하여 다른 활동에 투자하고 싶었다.
    • 프로그래밍 외에 책을 읽는다던가, 새로운 취미를 가진다던가, 운동을 한다던가. 재테크 공부도 좀 하고싶고.

 

단점으로 인한 중단이 아니라 졸업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.
처음에는 제도를 강제함으로써 오는 유익이 있는데, 이제는 오래 해봤기 때문에 제도가 없어도 충분히 유익을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
그렇다고 컨트리뷰션 판을 아예 비워두겠다는 건 당연히 아니고, 결과물로 구체화할 수 있는 학습 기록들은 꾸준히 만들어서 올릴 생각이다.
매일매일 강박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지.

 

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벌써 4일 정도의 빈 칸이 생겼다.
막상 숨 쉬듯이 하던 일을 그만두니 더 할 수 있는데 일치감찌 포기해버리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, 괜시리 불안하기도 하다.
언젠가 그만두는 날이 올거라고 예상했지만 사실 더 오래 2~3년 정도는 채울거라고 생각했어서 더 싱숭생숭 한가보다.

그래도 너무나 바빴던 일상이 조금은 숨 쉴 구멍이 생긴 것 같아 비교적 살만해진 것 같다.
취미가 책 사기에요, 라고 말하면서 구입하기만 했던 밀린 책도 하나씩 꺼내보고,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운동과 취미에도 골고루 시간 투자를 해야겠다.

그래도 여전히 일일커밋 운동을 추천하고자 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으니,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꼭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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